시즈코프스카 국제체조연맹 전 기술위원장 자격 박탈
국제 리듬체조 심판 선발시험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드러나 국제체조연맹(FIG)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국제체조연맹(FIG)은 체조 요정 손연재 선수의 리듬체조,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선수의 기계체조 등을 관할하는 국제기구다.
이번 부정행위는 체조강국인 루마니아, 러시아, 스페인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저질러졌으며 관련자만도 6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행위의 내용은 성적 조작, 채점 베끼기, 석연치 않은 추가점수 부여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수백 쪽 분량의 조사 관련 보고서를 보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치러진 심판 선발시험에서는 일부 답안지가 다른 답안지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돼 있다. 심지어 일부 답안지는 오답까지 그대로 베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114개의 답안 내용이 수정됐으며, 스페인의 알리칸테에서도 257개의 답안 내용이 무단으로 고쳐졌다.
이처럼 성적 조작, 답안지 베껴 쓰기, 석연치 않은 추가 점수 부여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답안지가 국제체조계에 만연한 각종 부정행위의 증거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번 답안지 조작에는 특정인 한 사람만 개입한 것이 아니라 두 사람 이상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로 다른 필체의 글씨가 답안지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호주 출신 리듬체조 선수 재닌 머레이는 “리듬체조에서 채점 문제는 약물검사만큼이나 부정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분야”라고 지적했다.
지난주 국제체조연맹은 이번 부정행위 사건과 관련해 폴란드 출신인 마리아 시즈코프스카 국제체조연맹 전 기술위원장의 자격을 박탈하고 다른 기술위원 6명의 자격을 한시적으로 유보했다.
시즈코프스카는 대한체조협회가 ‘포스트 손연재’ 육성을 위해 국내로 초청, 지도자 강습회를 준비해왔을 정도로 저명한 리듬체조계 인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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