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안주택씨가 숭어떼 수만 마리가 길게 늘어서 이동하는 동영상을 찍어 제보한 것인데, 숭어떼 주변에는 큰 잉어들이 호위하듯 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안씨는 23일 전화통화에서 “태화강 십리대숲교 중간 지점에서 물고기가 한 줄로 줄지어 가는 모습이 보여 동영상을 찍었다”면서 “희한한 일도 다 있다 싶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경주 지진의 전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을 본 시민들은 “줄지어 이동하는 숭어떼가 마치 피난을 가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경주 지진을 암시하는 전조였을 수도 있다”며 지진 전조 현상으로 주장했다.
이 논란에 대해 서영석 경북민물자원센터 연구사는 “숭어는 구름떼처럼 바다와 강을 오가는 물고기이지만 일렬로 줄을 맞춰 헤엄치는 장면은 기현상으로 학계에서 보고된 바는 없다”면서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는 지진 전조현상으로 강에 산소부족이 나타났다면 수면으로 입을 올리는 현상이 발견돼야 한다”고 했다. 즉 그는 “지진 전조 현상으로 어류가 떼 지어 피난하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을 부인했다.
조재권 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 연구사는 “숭어는 떼를 이뤄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 먹이를 찾아 집단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길게 줄을 지어 이동하는 것은 특이해 보이지만, 지진 등 자연재해와 연관됐더라면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움직이지 길게 띠를 이뤄 태평하게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울산 태화강처럼 해수와 담수가 겹치는 곳에 먹이가 풍부해 숭어가 많다”면서 “지진과 관련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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