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문기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3차례 제안에도 반영 안 돼”

숨진 김문기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3차례 제안에도 반영 안 돼”

입력 2022-01-19 21:58
수정 2022-01-2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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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개공 실무’ 고인 편지 공개
“당시 임원들이 다 결정한 일인데
내가 한 일로 몰아 너무 억울하다”

“곽상도, 아들 통해 내게 돈 요구”
김만배 ‘정영학 녹취록’서 주장
변호인 “사실과 다른 부분”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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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사업 실무 책임자였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달 숨지기 직전 작성한 자필 편지. 유족이 19일 공개한 고인의 편지에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부분 삽입을 3차례나 제안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너무나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스1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 책임자였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달 숨지기 직전 작성한 자필 편지. 유족이 19일 공개한 고인의 편지에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부분 삽입을 3차례나 제안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너무나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스1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은 뒤 극단적 선택을 했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생전에 작성했던 자필 편지를 통해 “초과이익 부분 삽입을 3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처장의 동생이 19일 공개한 편지에는 “당시 임원들은 공모 지침서 기준과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결정을 했다”면서 “너무 억울하다. 회사가 원망스럽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처장은 “그 결정 기준대로 지난 3월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마치 제가 지시를 받아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고 검찰조사도 그렇게 되어 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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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연합뉴스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연합뉴스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는 대장동 민간개발업자들이 받는 배임 혐의의 핵심 요소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민간사업자들이 공모해 해당 조항을 삭제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를 받았던 김 처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한 달 전쯤인 지난해 10월 말에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써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대장동 일을 하면서 유동규나 정민용 팀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오히려 민간사업자에게 맞서며 회사(성남도시개발공사) 이익을 대변하려고 노력했고 그들로부터 뇌물이나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근무 중인 아들 병채씨를 통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구속·56)씨에게 돈을 요구한 정황이 ‘정영학 녹취록’에 들어 있다는 사실도 새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일보는 김씨가 2020년 4월 4일 정영학 회계사와 대화하며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김씨가 병채씨에게 ‘아버지가 무엇을 달라느냐’고 묻자 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녹취록에서 김씨는 “병채한테 맨날 보고받고 있다. ‘그래 그 물이 잘 내려오고 있나’ 그러면 얘는 이래 ‘아 이쪽은 공무원하고 잘해서 농사가 잘되고 있습니다. 순조롭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 관련 표현은 공무원에 대한 로비를 뜻한 것으로 보인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녹취록 중 곽 전 의원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해명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도 “맥락과 사실관계 확인 없이 유출되면 재판과 진행 중인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녹취록 외부 공개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22-01-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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