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나가라” 아파트…재건축 동의 안 한다는 이유

“장애인 나가라” 아파트…재건축 동의 안 한다는 이유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6-24 09:43
수정 2020-06-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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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 출입문에 “집값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는 전부 철수하라”는 내용의 벽보가 붙었다.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 출입문에 “집값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는 전부 철수하라”는 내용의 벽보가 붙었다.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재건축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
비난 여론…현재는 제거한 상태
아파트 현관 출입문에 장애인 혐오 표현이 담긴 벽보를 붙인 한 아파트 입주민에게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24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내용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구 동구 신천동 A아파트의 현관 출입문에는 “집 값 떨어지니 장애인 세대는 전부 철수하라”는 내용의 벽보가 붙었다.

장애인 가구가 살고 있는 현관문에도 “시끄러워서 못살겠다고 하고 다 데리고 가라고 하세요”라고 쓰인 벽보도 붙었다.

해당 아파트에는 대구 동구청과 장애인 지역공동체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발달장애인 자립주택 사업으로 사들인 세 채의 집이 있다.

동구청과 장애인 지역공동체에 따르면 이곳 입주민 대표가 최근 ‘맞은편 아파트가 재건축 승인에 들어가니 우리 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에 포함 시키거나 맞은편 아파트의 재개발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동의서를 입주민들에게 돌렸다. 하지만 장애인 가구가 이 동의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벽보를 붙인 것이다.

애초 이 아파트에 있는 두 채의 집은 동구청과 장애인 지역공동체 소유여서 입주해 있던 장애인들은 원천적으로 서명을 할 수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청 관계자는 “A아파트를 재건축 사업에 포함시켜 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노가 장애인들에게로 향한 것 같다. 동구에는 약 2만 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에게 날선 차별적 표현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우려했다.

장애인 지역공동체 측은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는 “자립생활 장애인이 입주한 초기부터 ‘휠체어 소리가 듣기 싫다’, ‘층간소음이 심하다’는 등의 주민 민원이 있었다”며 “갈등은 늘 있었지만 이번 건은 명백한 혐오 발언이고 인권 침해적 요소도 커 법적 대응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편 이 벽보는 19일까지 붙어 있다가 현재는 제거된 상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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