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 화재사고> 참사 현장 의인은 고향 가던 2년 차 교사

<관광버스 화재사고> 참사 현장 의인은 고향 가던 2년 차 교사

입력 2016-10-14 15:01
수정 2016-10-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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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관계자 “학교에서도 희생적으로 일하던 적극성에 지나치지 못했을 것”

울산 관광버스 참사현장에서 상처를 입고 연기를 흡입한 부상자 4명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긴 의인은 강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도덕·윤리 선생님으로 확인됐다.

강원 동해시 M 고등학교로 지난해 부임해 올해로 경력 2년인 S(30) 교사는 지난 13일 밤 고향인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던 중이었다.

S 교사는 밤길을 달리던 중 자신의 앞에서 갑자기 사고가 벌어지고, 사람들이 버스 주변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119에 전화를 하고 나서 지시를 받아가면서 병원으로 부상자를 옮겼다.

통상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면 이송한 사람의 인적사항을 알려줘야 하지만 이 교사는 자신의 직업만 밝히고 자리를 떴다.

S 교사는 통상 학교에서 학생부로 불리는 학생 인권지원부 소속 교사이기도 하다.

학교 측에 따르면 S 교사는 평소 아침 일찍 출근해 아이들의 생활을 지도하고, 주말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해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학교에서는 학교 폭력으로 불리는 ‘학교 사안’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S 교사와 같은 선생님들이 지도하면서 학생들의 인성이 잡혀가자 학교 측은 앞으로 학력 향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측은 본인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고사한 데다 우리 사회 특성상 예기치 못한 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보고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S 교사는 13∼14일 “고향에 일이 있어 꼭 가봐야 한다”며 연가를 낸 상태다.

학교 관계자는 “그 현장에 여러 대의 차가 있었지만 상황이 심각하니까 다들 나서지 못했고, 혹시 응급환자가 잘못되면 손해배상이라도 들어올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도 학교에서 희생적으로 일하는 적극성이 몸에 배어 있어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 학교가 공부는 못하는 학교로 알려졌지만 최근 주변에서 학교가 많이 변했고, 괜찮은 학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S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어우러져 만든 결과”라며 “인성이 되면 열심히 공부도 할 수 있는 만큼 학력 향상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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