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후 세금·변호사 비용 빼니 ‘속 빈 강정’
바다에 유실된 어뢰를 민간인이 주웠다면 보상금은 얼마나 될까.경북 영덕군 주민 A씨(55)씨는 2014년 9월 장사해수욕장 앞바다에 뜬 노란색 대형 어뢰를 발견했다.
백사장에서 700∼800m 떨어진 바다로 1인승 카약을 타고 나간 그는 무게가 800㎏이나 되는 어뢰를 해변으로 밀고 나왔다.
대우조선해양이 해군에서 빌려 김좌진함 시험훈련에 사용하다가 분실한 것이다.
보름여 만에 거제도 앞바다에서 영덕까지 떠밀려 왔다.
A씨 신고를 받은 군부대가 크레인을 동원해 수거해 간 어뢰 원가는 8억2천만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A씨에게 현금 500만원과 중고 TV 5대, 중고 에어컨 5대를 보상금 명목으로 줬다.
그는 보상액이 적다며 지난해 1월 “어뢰 가격의 20%인 1억5천800만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대구지법 영덕지원은 지난달 “어뢰 값어치를 원가의 40%로 산정해 이 가운데 10%인 3천272만원을 보상해야 하며 이미 준 500만원을 뺀 2천77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주민들은 동해안에서 가끔 죽은 채 발견되는 밍크고래에 못지않은 횡재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작 A씨가 손에 쥔 돈은 1천만원도 채 안 된다.
A씨는 “소득세 등 세금과 변호사 비용을 빼면 남은 돈이 1천만원도 안된다”며 “바다에서 폭발했다면 아찔할 뻔했는데 다행히 발견해 안전하게 수거했으니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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