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억울해 구명운동” 자살 전날 고향 주민에게 호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검찰이 자원개발 비리가 나오지 않자 개인 비리로 몰고 있는 것이 억울했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14일 성 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이 같은 내용으로 자신의 고향인 서산·태안 주민들에게 호소한 편지를 공개했다.성 전 회장은 편지에서 “나는 정치적으로 원한 살 일을 하지 않았다. 기업인으로서도 결코 상식에서 벗어나거나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일은 하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표적 수사라고 강변했다. 또 “검찰이 나를 세금 떼먹은 파렴치범으로 주요 방송과 신문을 통해 난도질하도록 부추겼지만 자원개발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궁지에 몰리자 개인의 비리로 몰고 있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자원개발은 실패할 확률이 높아 정부가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성공 조건으로 지원하는 정책이고, 돈이 많이 들어가 공기업의 책임 아래 개발하는 구조”라며 “우리 회사는 통장 한번 보지 못했고, 인력 한 명 파견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성 전 회장은 이어 “기업 활동을 하면서 기업에 손해를 끼치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무한 책임을 질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세금을 떼먹은 사람으로 매도한 사법 당국의 처사는 나를 사지로 내모는 것이다. 나는 결코 단 1원의 세금도 사욕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전 회장은 “촉촉한 눈가의 이슬이 안경렌즈에 떨어지지만 닦으며 닦으며 그동안 부족한 내게 주셨던 따뜻한 마음과 사랑에 감사의 글을 올리고 검찰에 출석하려 한다”로 시작해 자신의 고향 사랑과 성장 과정을 차례로 서술한 뒤 “정치적 탄압 속에 영어의 몸이 돼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지나온 세월의 길에서 함께 거닐어 준 형님·동생과 친구가 돼 준 서산·태안 여러분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서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5-04-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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