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꿨다가 시댁과 갈등…법원 재개명 허가

이름 바꿨다가 시댁과 갈등…법원 재개명 허가

입력 2014-02-05 00:00
수정 2014-02-0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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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 신청시 친족 의사 등도 고려해 심사숙고해야”

“이름 함부로 바꾸지 마세요”

충남에 사는 주부 A(36)씨는 2012년 2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름을 바꿨다.

자매들의 돌림자와 같은 음을 쓰는 이름을 갖고 싶었던 바람을 이룬 것인데 기쁨도 잠시, 비극이 시작됐다.

바꾼 이름이 남편의 조카와 같다는 등 이유로 시댁에서 새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후 부부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A씨는 1년이 넘도록 새 이름을 사용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결국 A씨는 이름을 바꾼 지 13개월 만인 지난해 3월 본래 이름으로 다시 바꿔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으나 1심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인의 동일성 식별에 대한 혼란과 이름을 토대로 형성되는 사회생활의 질서를 고려할 때 개명을 허가할 만한 사유나 개명신청권의 남용 여부를 신중하게 살피고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개명을 허가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년여 만에 다시 개명을 신청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인 데다 개명신청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A씨는 1심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고 최초 개명 후 2년, 재개명 신청 1년 가까이만에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

대전가정법원 항고부는 최근 “A씨와 갈등을 거듭해온 남편과 시부모가 본래 이름으로 다시 바꿀 것을 적극 요구하고 있고 A씨도 시댁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바람을 접고 부득이하게 재개명을 신청한 만큼 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개명신청으로 볼 수 없다”며 개명을 허가했다.

고춘순 대전가정법원 공보판사는 “일반적으로는 허용될 수 없는 경우인데 특별한 사정이 있어 예외적으로 허가한 사안”이라며 “이름을 바꾸고자 할 때는 본인 생각은 물론 주변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족 등의 의사까지도 살펴야 하고 새 이름이 적정한지 등도 심사숙고한 뒤 개명을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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