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아프다” 호소해 수갑 느슨하게 하자 손빼고 달아나
경찰에 붙잡힌 절도 피의자가 수갑에서 손을 빼내 도주했다.31일 0시 30분께 전남 함평군 읍내파출소에서 절도 피의자 김모(27)씨가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났다.
김씨는 손을 뒤로 한 채 수갑을 차고 있었으며 이 수갑은 범죄 혐의자들이 대기하는 의자에 설치된 수갑과 연결돼 있었다.
경찰은 “손이 아프니 수갑을 좀 풀어달라”는 김씨의 요청을 받고 한 쪽 수갑을 느슨하게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파출소에는 2명의 경찰관이 있었으며 1명은 컴퓨터로 경찰 정보시스템(킥스)에 접속해 입력 작업을 하고 다른 1명은 옆에 앉아 모니터를 지켜봤다.
CCTV 확인 결과 김씨가 수갑에서 손을 빼고 파출소 문을 당겨 여는 사이 경찰관들은 책상에서 돌아나와 1m도 채 안 되는 간격까지 좁혔지만 결국 김씨를 놓쳤다.
김씨는 파출소 뒤편 3m가량 아래 공터로 뛰어내려 논밭 쪽으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최근 사용정지된 신용카드를 편의점에서 사용하려다가 경찰의 추적을 받았으며 이날 다시 물품을 사려고 같은 편의점에 갔다가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붙잡혀 파출소로 임의동행됐다.
지난 29일 주차된 차량에서 현금 2만원과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훔친 혐의에 대해 추궁하자 김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시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인터넷 물품 사기로 17건의 고소를 당하고 수배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70㎝가량의 키, 호리호리한 체형에 초록색 점퍼, 검정 바지,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광주 서구 김씨의 집, 함평 외가 등 연고지 주변에 형사들을 배치해 검문검색을 하는 한편 경찰관들이 피의자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범죄 혐의자가 수갑을 찬 채로, 또는 수갑에서 손을 빼내 달아난 사건은 5일 만에 붙잡힌 강지선(1월 전북 전주 효자파출소), 25일 만에 붙잡힌 이대우(5월 전북 전주지검 남원지청), 이번 함평 건 등 올해에만 8번째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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