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교부 ‘구겨진 태극기’ 관련 책임자 인사발령

[단독] 외교부 ‘구겨진 태극기’ 관련 책임자 인사발령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9-04-07 18:13
수정 2019-04-0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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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실수 누적, 태극기 상징성 감안해 발생 3일 만에 조치한 듯
조현(오른쪽) 외교부 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이 지난 4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에서 악수하고 있다. 바로 옆엔 구겨진 의전용 태극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조현(오른쪽) 외교부 1차관과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이 지난 4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에서 악수하고 있다. 바로 옆엔 구겨진 의전용 태극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가 지난 4일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에서 구겨진 태극기를 세워 둬 문제가 된 담당 과장에 대해 ‘본부 근무’를 발령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사건 발생 3일만에 긴급하게 인사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외교부는 담당 과장이 현장에 있었지만 옆 부서에서 태극기를 빌려오거나 다른 회의실의 태극기를 대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극기의 상징성도 감안한 조치로 읽힌다.

외교소식통은 “정부의 의전편람에는 없지만 펴진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외교부 내에 수많은 태극기가 있을 텐데 문제를 발견한 즉시 교체를 했어야 맞다”고 말했다.

최근 연이은 실수가 겹친 점도 빠른 인사조치의 배경으로 읽힌다. 외교부는 지난해 말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로 잘못 표기했다. 또 외교부 실무진의 실수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뒤 인사말을 하면서 인도네시아어인 ‘슬라맛 소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영문 보도자료에서 ‘발틱’(Baltic) 국가인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를 ‘발칸’(Balkan) 국가로 잘못 기재했다. 표기를 본 라트비아 주한 대사관이 항의하면서 잘못된 표기를 고쳤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간부회의에서 ‘책임 있는 복무태도’를 강조했지만 구겨진 태극기를 배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당시 강 장관은 “프로페셔널리즘이 투철해야 하는 중요한 일인데 이런 게 부족해 생긴 일은 응당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게 외교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인사발령과 별개로 해당 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진상조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발생했던 실수들에 대해서는 외교부 감사관실이 지난달 하순부터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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