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호남 참패, 文 민심설득 실패·金 비례파동 영향도”
20대 총선에서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은 기존 야당에 대한 심판과 신생정당에 대한 기대가 섞인 조건부·시한부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박병석 전 ‘더플랜 정치컨설팅’ 대표는 10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주최로 열린 ‘20대 총선평가와 향후 전망’ 토론회의 발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호남 선거에서의 더민주 참패·국민의당 승리 이유에 대해 “문재인 당 대표체제 기간 호남민심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실언과 비례공천 파동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며 “(호남의 국민의당 승리는) 조건부 선택이고 시한부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에 대한) 기대반, 더민주에 대한 심판반’으로 선택받았다”며 “어떤 야당도 대권 승리의 전망을 보여주지 않는 한 호남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호남에서도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은 더민주 지지성향이, 50세 이상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성향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창오 새시대전략연구소장은 “더민주가 호남의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도 원내 1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20대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세대가 보여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의 힘”이라며 “부산, 경남, 대구, 울산, 강원에서 더민주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지역은 모두 젊은 세대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유 소장은 또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지원유세와 관련, “호남에서의 역전은 늦었고 역부족이었던 반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2040 세대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해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이날 더민주 홍종학 의원과 좋은정책포럼 공동주최로 열린 ‘20대 총선 평가와 19대 대선 전망’ 토론회에서 “19대까지는 민주당 1당 지배 성격이 강했던 호남이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의석수에 있어서는 1당 지배적 성격이, 득표율에선 국민의당과 더민주가 경쟁하는 양당 지배적 성격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호남의 정치구도가 더불어민주당의 1당 체제에서 국민의당 우위의 1.5당 성격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그렇지만 호남정치의 흐름은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국민의당 또는 더민주의 1당 지배체제로 회귀할지, 아니면 2·3당 체제로 발전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