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들 ‘입단속’ 때문에 민감한 질문 비켜가
‘서울 ADEX’ 행사장인 성남 서울공항에서 22일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대책과 핵심기술 국내 개발 동향에 대한 세미나가 잇달아 개최됐지만,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특히 발표자들은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측으로부터 입단속을 주문받은 듯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두루뭉술하게 비켜갔고 제시된 개발 대책도 눈길을 끌지 못했다.
공군본부 연구분석평가단이 주최한 제8회 민군 협력 무기체계 발전 세미나에서는 한화탈레스가 항공용 IRST(적외선 탐색추적장비) 기술현황과 발전방향을, LIG넥스원이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국내 개발현황을 각각 발표했다.
이들 기술은 미국이 체계통합 기술이전을 거부한 것으로 국내 개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공군 조종사와 전문가, 학자 등은 이들 기술이 국내 업체에서 개발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발표에 귀를 기울였지만 사실상 장비 소개와 국외 개발 현황만 소개되어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
ADD와 함께 AESA 레이더를 개발 중인 LIG넥스원 측도 이날 언제까지 레이더를 개발하겠다는 일정이나 개발 의지 등을 밝히지 않은채 장비 소개에만 그쳤다.
참석자들은 체계통합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질문 공세를 펼쳤지만 “민감한 분야다”, “발표 범위를 넘어선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ADD 측은 한국방위산업학회가 주최한 제3회 국제방산학술 세미나에서 ‘KF-X 개발과 국제협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자는 “KF-X 사업의 국제 협력은 독자적 성능개량 능력 확보를 위해 스웨덴의 JAS-39(그리펜) 사례를 참조해 추진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일부 참석자들에게서 하나마나한 소리라는 불평이 나왔다.
스웨덴은 독자적 통합기술 확보와 협력업체 간 동반자적 기술 확보 방식으로 전투기를 개발했다고 ADD는 소개했다.
ADD는 내달 중순 언론을 상대로 KF-X 국내 기술개발 동향을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식의 태도라면 설명회에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방사청과 ADD 측에서 발표자들의 발표문과 발언을 제한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방산학술 세미나에 참석한 정경두 공군총장은 축사를 통해 “방위산업이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는 핵심동력이 되려면 현재 추진되는 KF-X 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KF-X 사업은 한반도 통일시대까지 대비해 주변국의 항공우주력과 전쟁 수행 양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KF-X 사업이 성공하기까지 분명히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KT-1, T-50에 이어 새로운 신화가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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