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오’ 초연, 한국오페라의 자존심 걸린 일이죠”

“’오르페오’ 초연, 한국오페라의 자존심 걸린 일이죠”

입력 2015-06-29 07:31
수정 2015-06-29 07:3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최초의 오페라 ‘오르페오’ 한국 초연하는 이건용·김학민

서울시오페라단이 내달 세계 오페라 역사의 기념비적 작품인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를 한국 초연한다.

’오페라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 작곡가 몬테베르디(1567∼1643)의 1607년 초연작으로, 근대 오페라의 효시로 꼽힌다.

’다프네’, ‘에우리디체’ 등 ‘오르페오’ 이전에도 몇몇 작품이 있었지만 ‘오르페오’는 당시에는 획기적인 다양한 기악 편성과 극적 구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훨씬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 가운데서는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꼽힌다.

아름다운 노래로 인간은 물론 나무와 바위도 눈물짓게 했다는 그리스 신화 속 ‘최초의 음악가’ 오르페우스 신화를 바탕으로, 죽은 아내 ‘에우리디체’를 데리러 저승세계로 내려간 오르페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도 세계적으로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는 한 번도 공연한 적이 없다. 바로크 초기 오페라여서 국내 관객에게는 생소한데다 바로크시대 악기와 주법을 사용하는 작품을 그대로 재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이건용(68)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총감독은 “’오르페오’ 초연은 한국 오페라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오페라 70년 역사에서 수많은 작품을 연주하고도 이 작품을 아직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응용학문만 있고 기초학문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실력은 상당한데, 응당 갖춰야 할 ‘격’을 다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할까요.”

이 단장이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30년 전 비디오를 통해서다. 그리고 15년 전 제자 한 명이 미국에서 몬테베르디 학위를 받고 돌아왔을 때 축하해주면서 언젠가 꼭 몬테베르디의 작품을 하자고 약속했다.

그때 그 제자가 이번 작품에서 바로크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는 정경영 한양대 작곡과 교수다. 이번 작품에서는 옛 원전악기 대신 현대악기를 편성하되 바로크 연주법을 사용한다.

”’오르페오’는 세계적으로 좋은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어요. 음악적 매력도 상당하죠. 때묻지 않은 가장 순수한 음악적 표현들로 돼 있어서 복잡하지 않고, 접근이 쉬어요. 하지만 아무리 하고 싶어도 옛 음악이기 때문에 연주자가 없으면 안 되죠. 15년 전만 해도 고음악을 연주할 사람이 충분하지 않아서 당장 작품을 올리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고음악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연주할 수 있는 기량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제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이러한 바람은 지난해 함께할 ‘동지’들을 만나면서 구체화했다. 연출가 김학민, 지휘자 양진모와 우연히 ‘오르페오’에 대해 이야기하다 함께 만들어보기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김학민(53)은 서울대에서 음악이론 석사와 서양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에서 국내 유일의 오페라 연출 실기박사를 받은 연출가다. 오페라는 물론 뮤지컬 연출도 한다.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이 단장이 2012년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선보인 대형 오페라이자, 서울시오페라단이 25년 만에 공연한 2013년 ‘아이다’를 이끌어 호평받은 바 있다.

이 단장은 “’오르페오’의 텍스트는 굉장히 성글기 때문에 그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부할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며 “매우 학구적인 연출가가 아니면 안 되는데 그점에서 김학민 연출을 따라갈 사람은 없는데다 앞서 ‘아이다’도 성공하게 했기 때문에 이 실험적인 작품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연출은 “이전부터 바로크 오페라를 한국에 꼭 한번 소개하고 싶었다”며 “역사책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한다는 감동과 숙연함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크 오페라는 연기의 느낌, 노래를 부르는 방식, 시각적 요소 등 모든 면에서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세련되고 고상한 독특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어요. 그런 ‘바로크적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이번 작품의 핵심입니다.”

김 연출은 “그렇다고 단순히 바로크를 재현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절반의 성공밖에 안 된다”며 “음악적, 연극적 고증과 더불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호소력 있는 보편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 또하나의 목표”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음악, 합창, 무용 등을 따로 연습하다 나중에 합치는 기존 오페라 제작방식 대신 처음부터 다같이 맞춰나가는 길을 택했다. 총체예술인 오페라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주인공 ‘오르페오’ 역에는 음역대가 다른 바리톤 한규원과 테너 김세일을 캐스팅했다. 남성적이고 중후한, 반대로 서정적인 두가지 색깔의 ‘오르페오’가 탄생했다.

김 연출은 “고전 낭만 오페라는 테너와 바리톤의 음역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만 이번 작품은 남성의 목소리가 고음과 저음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것이어서 테너가 해도, 바리톤이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가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30주년, 이 단장 취임 3주년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작품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 단장은 취임 후 초심자를 위한 소극장 오페라 ‘오페라 마티네’ 시리즈, 작곡가와 대본가가 협업하는 오페라 창작시스템 ‘세종 카메라타’ 등 새로운 실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이 단장은 “한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페라가 상승세를 탄 나라이고,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없는 좋은 인적 자원을 갖고 있다”며 “그 자원은 쓰지 않으면 녹슬어버리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하고, 시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책임이 서울시오페라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것을 위해서는 일단 공연 횟수가 많아야 합니다. 한국은 역량과 비교하면 유통이 적어요. 수요가 공급을 만들기도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기도 하죠.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일단 해보면,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변방이 중심이 되는 날도 올 수 있겠죠.”

공연은 7월 23∼2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관람료는 3만∼8만원. 문의 ☎ 02-399-1114.

구미경 서울시의원, 성동구상공회·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서 축사

서울시의회 구미경 의원(국민의힘, 성동 제2선거구)은 지난 10일 한양대학교 HIT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성동구상공회·한양대학교 제24기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지역 경제를 이끄는 경영자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수료식은 서울대 주영섭 교수(전 중소기업청장)의 특별강연으로 시작됐다. 주 교수는 ‘대전환 시대의 패러다임 혁명과 기업 경영혁신 전략’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적 통찰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최고경영자과정은 성동구상공회와 한양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내 기업인들의 경영 역량 제고와 산업 간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개설되고 있다. 구 의원은 축사를 통해 “쉽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역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수료생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과 상공인이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시의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성동구상공회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와 함께 지역산업의 경쟁력
thumbnail - 구미경 서울시의원, 성동구상공회·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서 축사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