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 유고전, 밴드 공연 등 문화행사 잇달아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에 시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널리 알려진 윤동주(尹東株)의 시 ‘별 헤는 밤’의 일부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화석화된 시인 같아 보이지만 그는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에 이바지했던 문익환 목사의 친구로, 아직 탄생 100주년이 되지 않았다. 미당 서정주(1915~2000)나 김동리(1913~1995)보다도 늦게 태어났다.
1917년 중국 만주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교토(京都) 도시샤(同志社) 대학에서 유학하던 1943년 7월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붙잡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945년 2월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그가 비극적으로 옥사한 지도 어언 70년. 서거 70주기를 앞두고 국내외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조명 작업은 윤동주가 옥사한 일본에서 가장 활발하다. 윤동주의 유품과 원고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난 5일부터 후쿠오카, 교토, 도쿄 등 3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열리고 있다.
’시 아닌 시’ ‘창’ 등의 친필 유고를 비롯해 윤동주가 보유하고 있던 ‘정지용 시집’ ‘화사집’ ‘백석시집 사슴’ 등의 시집과 폴 발레리의 ‘시학서설’, 마르셀 프루스트의 ‘치유의 나날’ 등 51권이 일본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시비 건립도 추진된다. 니시오카 겐지(西岡健治) 후쿠오카현립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1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시민단체 ‘후쿠오카에 윤동주 시비를 설치하는 모임’이 윤 시인 기일인 오는 16일 후쿠오카시에서 발족한다.
니시오카 교수 등은 1994년부터 윤동주 시 낭독회를 매달 후쿠오카시에서 열고, 매년 기일인 2월16일을 전후해 윤 시인이 숨진 형무소 터 근처의 공원에서 추도식을 진행해왔다.
미국과 국내에서도 문화행사가 잇따른다. 윤동주의 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재미한인 청년 밴드 ‘눈오는 지도’(snowing map)는 미국과 국내에서 서거 7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공연은 14일(현지시간) 보스턴한인교회에서 시작하며 뉴욕(16일)과 로스앤젤레스(22일)를 거쳐 서울(27일)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연세대 윤동주기념사업회는 16일 신촌캠퍼스 루스채플에서 추모식과 시·산문 창작대회 시상식, 추모 공연을 진행한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추모식과 별도로 시인의 탄생 100주년(2017년)을 기념하기 위해 고인이 재학시절 기숙한 연세대 핀슨홀을 윤동주기념관으로 새롭게 꾸민다. 윤동주는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출신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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