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임산부가 폐흡충에 감염된 까닭은?

조선시대 임산부가 폐흡충에 감염된 까닭은?

입력 2012-09-26 00:00
수정 2012-09-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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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산부 미라가 걸린 폐흡충증은 어떤 병일까. 여인은 어떻게 폐흡충에 감염된 것일까.

2009년 5월 경남 하동에서 발견된 온양정씨 미라의 사망원인으로 추정되는 폐흡충증은 민물게나 가재를 날로 먹을 때 감염되는 질병이다.

폐디스토마라고도 불리는 폐협충이 가재 등을 숙주로 삼아 체내에 침투한 후 장기에 기생하며 증상을 일으킨다.

초기에는 복통, 흉통이 생기고 심해지면 피가 섞인 가래나 기침이 나온다.

또 폐흡충이 뇌로 전이되면 심한 두통을 비롯해 반신불수, 각종 마비, 시력장애, 운동장애, 언어장애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안전한 치료제가 개발돼 정확한 진단과 1주 정도의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이후 발병 사례가 많지 않지만 계곡에서 가재를 잡아 덜 익히거나 날것으로 먹어 감염된 경우가 최근에도 종종 보고된다.

또 홍역에 걸렸을 때 민간요법으로 생가재즙을 먹거나 게장을 담아 충분히 삭히지 않고 일찍 꺼내먹어도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단국대 의과대학 기생충학교실 서민 교수는 400여 년 전 임산부의 폐흡충 감염 원인도 생가재즙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인의 체내에는 폐흡충 성충 100여 마리가 기생할 정도였는데 다량의 생가재즙이 아니면 이 수준의 감염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각종 질병의 치료법을 담은 조선후기 의서(醫書)인 단곡경험방초(丹谷經驗方抄)나 조선 인조 때 발간된 경험방에도 생가재즙을 이용한 치료법이 소개된 것으로 보아 이를 이용한 민간요법이 당시에 널리 알려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

서 교수는 “발견된 조선시대 미라는 명문가의 둘째 부인으로 출산으로 대를 잇는 것이 중요했을 수 있다”며 “임산부가 질병을 치료하려고 과하게 가재즙을 먹으면서 감염이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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