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출판업자가 태국에서 중국 공안 요원에게 납치된 후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실종설이 나돌던 홍콩 출판사 ‘쥐류(巨流)발행공사’ 구이민하이(桂民海) 사장은 태국 방콕 부근 파타야의 한 아파트에서 중국 공안 요원들에게 납치된후 홍콩에 인접한 선전으로 끌려가 억류됐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6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통한 소식통들은 구이 대표가 운영하던 출판사와 코즈웨이 서점 관계자 3명도 선전에 억류돼있다면서 구이 사장은 간첩 혐의로 재판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이 대표의 납치설이 나오면서 중국 당국이 비판적인 홍콩 출판업자들에 대한 단속 강화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명문 베이징(北京)대학을 졸업한 구이 대표는 독일 유학을 마친후 스웨덴 국적을 획득하고 나서 홍콩으로 와 출판사를 만들고 서점을 인수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주로 중국의 부패 관리와 지도층의 군력 투쟁 내막을 파헤치는 정치 관련 서적을 출판해 홍콩 시내 곳곳의 신문가판대에 내다 팔았다.

구이가 출판한 서적중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가족 내부의 흑막을 폭로하는 내용들도 포함돼 있어 그는 일찌감치 중국 공안 당국에 미운 털이 박혀 요주의 감시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미 반체제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외국에서 납치,강제 송환 등의 행위를 한 사례가 많다고 보쉰은 전했다.

중국 민주화 운동을 이끌다 반체체인사로 낙인찍힌 왕빙장(王炳章)은 베트남 여행 중 중국으로 납치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또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은 반체제인사 왕이밍(王一鳴)은 태국에서 납치돼 중국으로 끌려왔다.

홍콩 출판업계에 대한 베이징 당국의 단속과 탄압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콩 천중서국(晨鐘書局) 총편집이던 야오원텐(姚文田)은 2013년 10월 선전에서 화학물질 밀수 혐의로 체포된후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작년 5월에는 홍콩 잡지 신웨이(新維) 왕젠민(王建民) 사장도 선전 공안에 체포됐다.

중국 공안은 최근 해외 민간운동단체가 출판한 서적들을 비판하는 책을 출간했고, 이 가운데 구이 대표가 펴낸 서적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