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북한외교관 딸 북송, 이탈리아 정가에 ‘파문’

잠적 북한외교관 딸 북송, 이탈리아 정가에 ‘파문’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2-21 10:17
수정 2019-02-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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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외교부, 조성길 딸 귀국 확인…“작년 11월14일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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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주 이탈리아 북한 대사. AP 연합뉴스
조성길 주 이탈리아 북한 대사.
AP 연합뉴스
작년 11월 귀임을 앞두고 잠적한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드러나며, 이탈리아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20일 오후(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되돌아간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북한 측이 작년 12월 5일 통지문을 보내와 조성길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11월 10일에 대사관을 떠났고, 그의 딸은 11월 14일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북한측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이 조부모와 함께 있기 위해 북한에 되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으며, 대사관의 여성 직원들과 동행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이 통지문에 앞서 북한은 작년 11월 20일에는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의 대사대리가 김천으로 교체될 것임을 통보해온 사실도 공개했다.

외교부의 발표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서방 망명을 위해 작년 11월 귀임을 앞두고 잠적한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평양으로 송환됐다고 주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나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송환된 것으로 다수의 언론이 보도하자 정치인들과 인권 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 외교차관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 정보기관에 의해 강제로 송환됐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차관은 “관련 내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전례 없는 엄중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이탈리아에서의 임기를 마치기 직전인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행방을 감춘 뒤 이탈리아의 보호를 받으면서 서방 국가로의 망명을 타진하고 있거나, 이미 서방의 특정 국가로 망명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이 작년 11월 당시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이상 동향을 파악하고 즉시 이탈리아에 있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평양으로 송환했다고 20일 밝힌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개월간 다양한 경로로 해당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면서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조성길의 동향이 이상하니 일단 즉시 외교관을 붙여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조성길의 딸을 비행기로 베이징을 통해 평양으로 들여보냈다”고 전했다.

집권 ‘오성운동’ 소속인 디 스테파노 차관은 이에 대해 “이탈리아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보호했어야 했다”며 “그의 딸이 세계 최악의 정권 가운데 하나로부터 고문을 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 스테파노 차관은 특히 이번 일을 카자흐스탄 재벌이자 야당지도자 출신인 무흐타르 아블리아조프의 부인 알마 샬라바예바와 그의 6살 난 딸이 2013년 이탈리아에서 카자흐로 강제 송환된 사건에 비견될 만큼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의 합법적인 거주자로 이탈리아에 체류하던 샬라바예바와 그의 딸은 당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카자흐로 강제 추방된 것으로 드러나며 국제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샬라바예바와 그의 딸은 이후 이탈리아 당국의 노력으로 6개월 뒤 다시 이탈리아로 되돌아왔다.

2013년 하원의원에 당선돼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던 디 스테파노 차관은 “샬라바예바 사건 당시, 나는 카자흐스탄으로 직접 가서 그녀를 만나 사건의 전모를 파악했고, 당시 내무장관이던 안젤리노 알파노의 책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조성길의 딸의 송환 문제에 있어서도)누구든지 책임이 있는 사람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샬라바예바 사건으로는 이탈리아 경찰 수장과 수 명의 경찰관, 이민국 관리가 강제 송환에 관여한 혐의로 법정에 선 바 있다.

오성운동의 중진 정치인인 마리아 에데라 스파도니 의원도 “북한 정보기관이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을 납치했다면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정보기관을 관할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가능한 한 빨리 이 문제에 대해 의회에 보고하라고 촉구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오성운동의 연정 파트너인 극우정당 ‘동맹’의 대표로, 자칫 이번 일이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을 구성하는 두 정당 사이의 또 하나의 갈등 요소로도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디 스테파노 차관 등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미성년자인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자녀가 부모와 만나고 싶어하는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송환됐을 경우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뉴스통신 ANSA에 따르면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은 17세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도 조 전 대사대리 딸의 북한 송환과 관련한 보도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탈리아 당국은 이번 일에 대해 명명백백히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북한을 자주 왕래하며 이탈리아 정가에서 북한 사정에 가장 밝은 인물로 여겨지는 안토니오 라치 전 상원의원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자녀가 강제로 북송됐다는 일각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일간 일조르날레 등에 따르면 라치 전 의원은 조성길 부부가 미성년 딸을 혼자 버려두고 자취를 감췄고, 새로 부임한 대사대리가 이에 따라 그의 딸을 평양으로 돌려보내기로 상식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므로, 이번 일은 납치나 강제 송환이 아니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평양에서 조부모와 함께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라치 전 의원은 뉴스통신 AdnKronos에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소개하며, 조 전 대사대리 부부가 잠적 시 불편을 우려해 딸을 데려가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형편없는 부부가 장애를 지닌 미성년 딸을 버렸다. 그가 조부모에게 돌아간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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