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부동산 실명제 도입…슈퍼리치들 런던 부동산에서 손 떼나

英부동산 실명제 도입…슈퍼리치들 런던 부동산에서 손 떼나

입력 2016-05-13 11:17
수정 2016-05-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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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페이퍼스 파문 이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정부가 조세회피용 역외기업을 통한 국내 부동산 구입에 실명제를 도입하면서 상당수의 세계적인 부호(슈퍼리치)들이 런던을 떠날 전망이다.

주로 런던에 초호화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슈퍼리치들이 영국 정부의 새로운 등록제로 더이상 개인 사생활 보호가 힘들어짐에 따라 값비싼 저택을 팔고 런던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가디언이 12일 주요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로 신흥국의 재벌이나 IT 업계의 신흥 부호, 미디어그룹 소유주 등인 이들 슈퍼리치들은 그동안 신분 은폐를 위해 역외기업들을 통해 부동산을 사들여왔다.

러시아와 중국 등의 부호들에게 부동산을 소개해온 중개업체 글렌트리 에스테이츠의 대표인 트레버 에이브럼슨은 이미 영국에 저택을 가진 슈퍼리치 외에 마찬가지 방식으로 영국에 부동산을 사들이려던 부자들도 구입 계획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머런 정부의 새 규정은 영국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모든 역외기업은 소유주를 공공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부동산 취득을 통해 케이먼 제도나 영국령 버진 제도 등에 위치한 역외 기업 등의 불법 수익을 은폐하려던 부패한 개인들의 시도도 막히게 됐다.

영국 정부의 새 규정은 이미 영국에 부동산을 가진 기업들에도 적용돼 수만 명의 부동산 소유주 세부 사항이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외국 기업들이 소유한 약 10만 건의 영국 부동산 가운데 4만4천여 건이 런던에 몰려있다.

이른바 ‘억만장자 구역’으로 알려진 런던 북부 비숍스 애비뉴의 경우 3개 저택 가운데 1채꼴로 역외기업 소유로 돼 있다. 또 신설 고급 아파트 블럭의 상당수 구역도 소유주의 실제 신분을 감추기 위해 역외기업들에 의해 구입된 상태다.

에이브럼슨은 “내 고객 가운데 일부는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부동산을 팔아치울 것”이라면서 제3 세계의 신흥재벌 뿐 아니라 주목받길 꺼리는 선의의 부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의 새로운 정책은 프라이버시를 원하는 모든 사람을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총리실은 새로운 등록제를 통해 부패한 개인이나 국가가 더이상 런던 부동산 시장을 통해 불법 자금을 이동하거나 세탁, 은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새로운 조치는 투명성 옹호단체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부동산 소유주들이 아직 등록제를 빠져나갈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새 정책의 효율성 여부는 정부가 소유주들의 해명을 얼마나 철저하게 검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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