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환율 관리 방식을 바꾸면서 새로운 환율전쟁을 개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지난 11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미국 달러 대신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들의 화폐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과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환율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외환교역중심센터(CFETS)에 올린 성명문을 자사 홈페이지에 다시 올려 환율을 달러만이 아닌 다른 여러 국가의 통화까지 포함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인민은행이 앞으로 이 같은 방식으로 위안화 환율을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11일 CFETS 위안화 환율지수가 지난달 30일 현재 102.93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위안화가 통화바스켓 구성 통화에 비해 2014년 말보다 2.93% 절상됐다는 의미다.
◇ 위안화 추가 절하 위한 포석…점진적 절하 유도
FT는 이와 관련, 중국이 위안화의 추가 절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의 불안을 사전 차단하고, 위안화 가치의 점진적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무라의 스튜어트 오클레이 신흥시장 부장은 중국이 달러 대신 통화바스켓을 채택할 경우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약세를 더 쉽게 유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가 실제 무역가중치를 반영한 통화바스켓에 비해 절상돼 있는 것을 보여줄 경우, 미국 당국이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절하를 유도하는 중국을 비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젠은 “바스켓 페그제 혹은 바스켓 연동제는 (중국의)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에 대해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라며 말했다.
CNBC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SG)은 “발표 시기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촉발될 때를 앞두고 이뤄진 점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 후) 금융불안이 촉발할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 이같이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SG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처는 기존에 언급한 (환율 자유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취해진 것으로 점진적이면서 통제된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즉 달러화에 연동한 위안화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 요동칠 가능성에 대비, 위안화 가치를 통화바스켓에 연동해 시장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조처로 향후 일회성 절하나 정책 불확실성을 야기하지 않고, 당국이 달러 강세 기대를 상쇄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진단했다.
전병서 중국 경제금융연구소장은 바스켓 구성을 확대해 다양한 통화를 편입시켜 자유화의 명분을 얻고 동시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위안화의 절하를 완충하면서 전쟁까지는 가지 않으면서 미국에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위안화, 4년반래 최저…추가 하락 예상
지난 8월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위안화의 약세 폭과 속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역외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1.3% 하락했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역내 위안화 가치에 기준이 되는 기준 환율을 4년래 최고치로 고시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강달러에 따른 자본유출이 가속화되면 위안화 추가 절하 압박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달러당 6.4495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21% 추가로 떨어뜨렸다. 기준환율은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SLJ의 젠은 만약 중국의 이런 조치가 지난 8월 위안화 가치를 3일간 3.3% 떨어뜨린 때와 비슷한 시장 반응을 촉발시킬 경우 “연준이 1년 전에 했었어야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연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10년 전에도 그 같은 조치를 발표했으나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2005년 중국은 위안화의 대달러화에 대한 점진적 절상을 허용하면서 위안화는 통화 바스켓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2010년에도 비슷한 발언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대표를 역임했던 코넬대 에스와르 프라사드 경제학 교수는 위안화를 달러보다 통화 바스켓에 연동해 관리할 경우 변동환율제도로 이행하기가 더 순조로워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미국과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됨에 따라 달러화에 대해 위안화 가치를 단독으로만 관리해야 할 근거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새로운 조처는 더 투명한 환율관리방식을 채택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HSBC는 이번 조처는 “명확한 변동환율제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위안화 절하를 유도한 것이라기보다 이번 조치 역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앞선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를 통화바스켓에 연동함으로써 그동안 미국 국채를 중심으로만 매입했던 외환 관리에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미국 달러 대신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들의 화폐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과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환율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외환교역중심센터(CFETS)에 올린 성명문을 자사 홈페이지에 다시 올려 환율을 달러만이 아닌 다른 여러 국가의 통화까지 포함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인민은행이 앞으로 이 같은 방식으로 위안화 환율을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11일 CFETS 위안화 환율지수가 지난달 30일 현재 102.93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위안화가 통화바스켓 구성 통화에 비해 2014년 말보다 2.93% 절상됐다는 의미다.
◇ 위안화 추가 절하 위한 포석…점진적 절하 유도
FT는 이와 관련, 중국이 위안화의 추가 절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의 불안을 사전 차단하고, 위안화 가치의 점진적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무라의 스튜어트 오클레이 신흥시장 부장은 중국이 달러 대신 통화바스켓을 채택할 경우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약세를 더 쉽게 유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가 실제 무역가중치를 반영한 통화바스켓에 비해 절상돼 있는 것을 보여줄 경우, 미국 당국이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절하를 유도하는 중국을 비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젠은 “바스켓 페그제 혹은 바스켓 연동제는 (중국의)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에 대해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라며 말했다.
CNBC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랄(SG)은 “발표 시기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촉발될 때를 앞두고 이뤄진 점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 후) 금융불안이 촉발할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 이같이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SG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처는 기존에 언급한 (환율 자유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취해진 것으로 점진적이면서 통제된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즉 달러화에 연동한 위안화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 요동칠 가능성에 대비, 위안화 가치를 통화바스켓에 연동해 시장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조처로 향후 일회성 절하나 정책 불확실성을 야기하지 않고, 당국이 달러 강세 기대를 상쇄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진단했다.
전병서 중국 경제금융연구소장은 바스켓 구성을 확대해 다양한 통화를 편입시켜 자유화의 명분을 얻고 동시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위안화의 절하를 완충하면서 전쟁까지는 가지 않으면서 미국에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위안화, 4년반래 최저…추가 하락 예상
지난 8월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위안화의 약세 폭과 속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역외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1.3% 하락했다.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역내 위안화 가치에 기준이 되는 기준 환율을 4년래 최고치로 고시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강달러에 따른 자본유출이 가속화되면 위안화 추가 절하 압박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달러당 6.4495위안으로 고시해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21% 추가로 떨어뜨렸다. 기준환율은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SLJ의 젠은 만약 중국의 이런 조치가 지난 8월 위안화 가치를 3일간 3.3% 떨어뜨린 때와 비슷한 시장 반응을 촉발시킬 경우 “연준이 1년 전에 했었어야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경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연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10년 전에도 그 같은 조치를 발표했으나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2005년 중국은 위안화의 대달러화에 대한 점진적 절상을 허용하면서 위안화는 통화 바스켓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2010년에도 비슷한 발언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대표를 역임했던 코넬대 에스와르 프라사드 경제학 교수는 위안화를 달러보다 통화 바스켓에 연동해 관리할 경우 변동환율제도로 이행하기가 더 순조로워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미국과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됨에 따라 달러화에 대해 위안화 가치를 단독으로만 관리해야 할 근거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새로운 조처는 더 투명한 환율관리방식을 채택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HSBC는 이번 조처는 “명확한 변동환율제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위안화 절하를 유도한 것이라기보다 이번 조치 역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앞선 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를 통화바스켓에 연동함으로써 그동안 미국 국채를 중심으로만 매입했던 외환 관리에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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