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70년…“오바마, 와서 피해자 목소리 들으라”

히로시마 원폭 70년…“오바마, 와서 피해자 목소리 들으라”

입력 2015-08-06 09:38
수정 2015-08-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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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위령식 평화선언서 호소…아베 “핵폐기 새 결의안 유엔총회에 제출”일본이 저지른 전쟁 성찰·반성 내용은 빠져…사상 최다 100개국 외교사절 참석

마쓰이 가즈미(松井一實) 일본 히로시마 시장은 원폭 투하 70년인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위정자는 피폭지(히로시마·나가사키)를 방문해 피폭자의 생각을 들어달라”고 말했다.

마쓰이 시장은 이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위령식(평화기념식)에서 행한 평화선언에서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국 정상회의와 외무장관 회의는 핵무기 폐기를 향한 메시지를 보낼 절호의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그 모든 것이 한 발의 원자폭탄에 의해 파괴됐다”면서 “연말까지 14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희생자에) 한반도와 중국, 동남아 사람들과 미군 포로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해 한국인 피폭자의 존재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전세계의 여러분, 피폭자의 말을 받아들여 자신의 문제로서 심각하게 생각해 달라”며 “비인도성의 극치이자 ‘절대악’인 핵무기 폐기를 목표로 하는 행동을 시작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력에 의존하지 않는 폭 넓은 안보 구조를 만들어 가야한다”며 “일본 헌법의 평화주의가 보여주는 진정한 평화의 길을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피폭 70년을 맞이한 오늘 아침, 나는 다시 평화의 소중함을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없는 세계’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을 유엔 총회에서 새로운 핵무기 폐기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부연했다.

아베 총리와 마쓰이 시장의 메시지에서 핵무기의 폐해와 핵폐기 필요성, 평화의 중요성 등은 강조됐지만 재앙의 출발점인 일본의 침략 전쟁 등 과거에 대한 반성은 담기지 않았다. 또 마쓰이 시장은 ‘전쟁가능한 일본’을 만든다는 논란이 거센 아베 정권의 집단 자위권 법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오전 8시 시작된 위령식에는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 등 세계 100개국을 대표하는 외교사절을 포함해 약 5만 5천 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외교사절의 수는 매년 개최된 이 행사 사상 가장 많았다. 유흥수 한국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또 로즈 고테묄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담당 차관이 참석했다. 일본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추모 행사에 미국 정부가 본국의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엔에서는 핵무기 감축 문제를 관장하는 김원수 유엔 군축 고위대표가 참석해 반기문 총장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참석자들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시각인 오전 8시 15분 종소리가 울리자 일제히 묵념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1945년 8월 6일 미군의 원폭 투하로 그해말까지 히로시마 주민 약 35만명 중 약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희생자 중에는 당시 일본 식민지였던 조선 출신자도 약 2만 명 포함된 것으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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