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명 집단 피살 기정사실화
멕시코 게레로주 이괄라시에서 두 달여 전 실종된 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교육대생 43명 유해의 신원 일부가 확인됐다.아르헨티나와 오스트리아의 유전자 전문 분석기관이 확인한 결과 최소 1개의 유해에서 실종 학생의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연방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현지언론인 밀레니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전자가 확인된 1개의 뼛조각은 실종자 중 한 명인 베나시오 알렉산데르 모라라는 학생의 것이라고 밀레니오는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의 분석 기관은 이 학생의 가족에게 유전자 확인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9월26일 이괄라에서 시골 교사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지역의 경찰과 결탁한 갱단에 끌려가 살해된 뒤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검찰이 발표한 바 있다.
검찰은 이괄라 인근 쓰레기매립장에서 시신을 불태웠다는 갱단 조직원의 진술을 확보하고 일부 유해를 수습했으나 심하게 훼손돼 외국의 전문 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일부 유해에서 실종 학생의 신원이 확인됨으로써 이들은 살해된 것이 기정사실로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유해를 수습했을 당시 불에 치아나 뼛조각 등이 불에 심하게 타 유전자 확인 작업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었다.
지역의 갱단인 ‘전사들’의 조직원들은 학생들을 살해한 뒤 시체를 쌓아놓고 기름을 뿌린 뒤 타이어와 장작 등을 올려 불에 태웠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학생들이 시위를 벌일 당시 호세 루이스 아바르카 전 이괄라 시장이 부인 마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피네다와 함께 한 모임에 참석했다가 부인의 연설에 방해가 될까 봐 경찰에 학생들의 진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르카 시장 부부는 달아났다가 연방경찰에 체포됐으나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이괄라를 포함한 수도 멕시코시티 등 전역에서 학생들의 구명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과격 시위가 잇따랐다.
지금까지 실종된 학생들이 살해됐다고 단정을 짓지 않았던 검찰은 일부 유해에서 실종된 학생의 유전자가 확인됨에 따라 사건의 수사결과를 조만간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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