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투표 시작…막판까지 혼전

이탈리아 총선투표 시작…막판까지 혼전

입력 2013-02-24 00:00
수정 2013-02-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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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파 누구도 승리 장담 못해…대연정 가능성도 제기

이탈리아 상·하원 의원들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24일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전국 6만1천여 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다.

투표는 이날 오후 8시까지, 25일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틀간에 걸쳐 진행되며, 개표 결과는 25일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현행 선거법에 따라 하원 의원 630명이 전국 단위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며, 상원 의원 315명은 20개 주 및 6개 해외지역 단위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고 투표일 직전까지 부동표가 20%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다.

이탈리아 최고의 부자이면서 총리를 3번이나 역임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2011년 11월 경제위기와 구제금융 신청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원내 1당인 우파 자유국민당이 마리오 몬티 총리의 전문관료 내각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에 따라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다.

선거전 초반에는 중도좌파 민주당이 지지율 선두를 나타내면서 몬티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과 연정을 통해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민주당 당수가 총리가 되고 몬티 총리가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에 올라 몬티 정부의 구조조정 및 개혁정책을 완수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베를루스코니가 다시 이탈리아 정치를 지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잇단 성추문과 뇌물 수수 의혹으로 법정에 서기도 한 베를루스코니는 이번 총선에서도 예전과 다름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그는 심지어 재산세를 폐지하고 이미 거둬들인 40억 유로를 현금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하루 전인 8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1위를 달려온 민주당과 3위에서 2위로 치고 올라온 자유국민당 간의 지지도 격차가 5%포인트 안팎으로 줄었다. 심지어 자유국민당이 민주당에 2.5% 차이로 따라붙었다는 비공식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포퓰리즘 공약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탈리아 국민이 그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의 지저분한 성추문 전력과 불투명한 자금 관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재집권에 실패한다고 해도 그가 이끄는 자유국민당과 연립 정당인 극우 북부연맹이 상당수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차기 정부의 개혁 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하튼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득표율 1위 정당이 무조건 전체 의석의 55%를 가져가는 선거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상원은 지역별로 제 1당에 할당된 의석의 55%를 분배하기 때문에 표가 지역별로 분산되면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좌우파 대연정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베를루스코니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도 총리직에 오르지 않고 경제를 책임지는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자유국민당 간 대연정이 성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몬티 총리의 구조조정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탈리아 국민이 몬티가 이끄는 중도연합을 버릴 경우 좌우파 간 대연정이 아니고서는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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