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다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9일 중국 인민일보 인터넷 사이트인 인민망을 인용, 베이다오가 중국 칭하이(靑海)성 정부 주최로 8일 시닝(西寧)에서 개막한 ‘제3회 칭하이후(湖) 국제시가(詩歌)축제’에 초청을 받아 참석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개막 행사에는 중국과 외국의 유명 시인 200여명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의 이번 중국 방문은 톄닝(鐵凝) 중국작가협회 주석 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의 보증으로 성사됐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8일 밝혔다. 베이다오는 칭하이성으로 가기에 앞서 고향 베이징에 들러 798예술구에서 열린 시인 어우양장허(歐陽江河)의 서예전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우양장허는 지난 6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베이다오가 서예전에 나타났다.”고 올렸다.
본명이 자오전카이(趙振開)인 베이다오는 베이징 출신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오랜 망명 생활로 ‘중국의 솔제니친’으로도 불린다. 1970년대 초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그는 1978년 전문지 ‘진톈’(今天·오늘)을 창간한 뒤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지적하는 저항시를 쓰면서 인권운동에도 뛰어들었다. 중국에선 그가 ‘몽롱시(朦朧詩)파’ 시인으로 불리는데, ‘몽롱’은 중국 현대시에서 주관과 서정을 강조하고 모호한 시적인 분위기를 창조하는 것이다.
톈안먼 사태 당시 해외에 머물던 베이다오는 대학생 시위를 지지하는 선언에 서명했으며, 시위대는 ‘대답’(回答)이라는 그의 대표작을 톈안먼 광장에 내걸기도 했다. 그는 톈안먼 사태 이후 네덜란드·스웨덴 등 유럽 7개국을 떠돌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 정착, 미시간대와 뉴욕주립대 등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2001년 부친상을 당해 베이징을 일시 방문하기도 했지만, 중국 공안의 엄중한 감시속에 상을 치른 뒤 곧바로 출국해야만 했다. 베이다오는 2007년부터 홍콩 중문대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1-08-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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