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못 드는 ‘facebook’

얼굴 못 드는 ‘facebook’

입력 2011-06-25 00:00
수정 2011-06-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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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 각본·주연 탈퇴에 회원수 급감

전 세계 7억명의 인류를 온라인으로 이어주며 ‘또 다른 세상’을 만든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탈퇴 행렬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페이스북 창업기를 다룬 영화 ‘소셜네트워크’의 각본자와 주연배우까지 피로감을 호소하며 탈퇴하면서 ‘페이스북의 전성기가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나리오 작가인 에런 소킨(49)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 참석한 자리에서 페이스북을 탈퇴한 사실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소셜네트워크’로 올해 아카데미상 각색상을 수상한 소킨은 “현관에서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려고) 소리치는 노인처럼 소셜미디어에 할 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셜미디어가) 빠른 것은 인정하지만 깊이가 없다. 인생은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셜 네트워크’의 주인공인 제시 아이젠버그(28) 역시 페이스북 탈퇴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가명으로 페이스북에 가입했지만 페이스북이 친구를 맺으라며 권유해 주는 인물 중 내 여동생의 고교 때 친구가 포함된 것을 보고 탈퇴했다.”면서 “어떻게 그녀를 찾아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49) 감독은 지난 2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가입을 꺼렸음을 밝히면서 “‘상호 연결된 세상’이라는 개념에 위선이 있음을 느낀다.”고 쓴소리를 했다.

일반 가입자 역시 페이스북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페이스북 전문 통계 사이트인 인사이드페이스북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의 페이스북 탈퇴자 수는 모두 700만명에 이른다. ‘디지털 인맥’을 다지려면 너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페이스북의 콘텐츠들도 식상해지면서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사는 대학생 킵 크리거는 “페이스북의 친구들이 똑같은 내용을 계속 올리는 데 지쳐 간다.”면서 “내가 굳이 다른 사람의 아기 사진이 업데이트되는 것을 지켜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연구진은 최근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어려서부터 사용한 ‘디지털 유목민’들이 전자통신 수단을 활용한 소통에는 대단한 재능을 보이지만 정작 실제 대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떨어진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페이스북 측은 “탈퇴 현상은 작은 문제일 뿐이며 오래 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6-2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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