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물 위의 가족/박홍환 평화연구소장

[길섶에서] 물 위의 가족/박홍환 평화연구소장

박홍환 기자
입력 2022-06-14 20:34
수정 2022-06-15 03: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길섶에서
길섶에서
수십년 만에 최악인 봄 가뭄으로 농심이 타들어 가고 있다. 전국 저수지나 댐 모두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채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니 걱정스럽기만 할 뿐이다. 물에 의지해 살아가는 생명체들 또한 심란하긴 마찬가지일 게다.

검단수로는 경기 김포와 인천 서구를 가르는 자연 하천이다. 주변 농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생명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오후 이곳을 찾았을 때 다행히 수위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생기도 넘쳤다.

그곳에서 물닭 가족 한 무리에 시선을 빼앗겼다. 물닭 부모는 이제 막 자맥질 등을 배운 6마리의 새끼들을 이끌고 부들 사이를 오가며 마름, 줄풀 등 수생식물을 따다 새끼들 입에 연신 넣어 주느라 바빴다. 대열을 벗어나면 무슨 큰일이라도 날까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 대며 세상의 위험을 일깨우곤 했다. 가뭄이 계속된다면 이 가족의 평화도 깨질 수밖에 없다. 조속히 해갈의 비가 내려야 할 이유는 여기에도 있다.

2022-06-1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