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청계천에서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날렵한 몸매에 키는 50㎝를 넘을까 말까. 목 뒤로 뻗은 한 가닥 흰색 깃이 일품이다. 찍어온 사진과 인터넷 백과사전을 대조해 가며 정체를 밝혀냈다. 해오라기. 백로과의 새로 10월경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철새였으나 최근에는 이 땅을 터전으로 삼는 텃새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같이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니 볼수록 친근해진다.
청계천 해오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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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해오라기.
그는 수표교를 지나 양쪽 천변이 비교적 울창한 부들로 뒤덮여 은신하기 딱 좋은 곳에서 항상 S자(字)로 몸을 굽히고, 흘러가는 청계천 물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발목을 물에 잠근 채 부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은 엄숙하기까지 하다. 숱한 물고기가 오고 가지만 미동도 않고, 그 상태로 10분 넘게 흡사 박제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찰나의 순간, 부리를 물속에 처박아 마침내 한 마리의 피라미를 낚아챈다. 땡볕 속에서 10여분간 버텨낸 인내심이 자랑스러운 듯 득의양양한 표정까지 짓는다. 성공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그의 모습에서 또 하나의 교훈을 얻는다. 나는 지금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2015-07-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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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