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장마/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장마/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3-06-18 00:00
수정 2013-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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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장마가 비교적 일찍 시작됐다. 20대 초반에 윤흥길의 중편소설 ‘장마’를 읽은 뒤로, 장마가 시작되면 늘 이 소설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장마’는 초등학교 3학년인 ‘나’ 동만의 눈을 통해 지긋지긋한 장마와 같은 6·25전쟁의 비극을 보여준다. 동만네 친할머니는 전쟁이 나자 서울에서 피란 온 외할머니와 같이 산다. 어느 날 외할머니는 국군 소위인 아들의 전사 통지를 받고, 빨갱이는 다 죽으라고 저주를 퍼붓는다. 이에 친할머니가 노발대발한다. 그에게는 ‘아무 날 아무 시’에 무탈하게 돌아온다고 점쟁이가 예언한 빨치산 아들이 있다. 예정된 날 아들은 돌아오지 않고 기다리다 지친 친할머니는 상처 입은 구렁이가 아이들의 돌팔매에 쫓겨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혼절한다. 외할머니는 구렁이를 잘 달래 보내고 친할머니와 화해한다.

소설 ‘장마’에서는 노선이 다른 아들을 둔 할머니들의 갈등이 해소됐지만, 남북은 지금도 대치 중이다. 올해는 정전 60주년, 우리의 ‘장마’도 끝날 때가 되지 않았나.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3-06-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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