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JS전선 폐업, 한수원이 반면교사 삼길

[사설] JS전선 폐업, 한수원이 반면교사 삼길

입력 2014-01-08 00:00
수정 2014-01-08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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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비리에 연루된 LS그룹의 계열사 JS전선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08년부터 신고리 원전 등에 케이블을 납품하면서 시험 성적서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 결과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구속되는 진통을 겪었다. 자진 폐업한다고 해서 책임을 완전히 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리를 반성하는 일말의 진정성은 느껴진다. 매출이 5000억원 넘는 사업을 선뜻 접기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LS그룹과 비교하면 원전 비리의 몸통이라고 할 한국수력원자력의 사후 조치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한수원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1급 이상 간부 179명 전원의 사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결국 시늉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사장이 바뀌고 개혁을 거듭 외쳤지만 여섯 달이 넘도록 인사 발령을 내지 않았다. 물론 전원 사표를 수리하라고 억지를 부릴 사람도 없다. 다만 지휘선상에 있는 간부들은 모두 물러나게 했어야 마땅하다. 그것이 책임지는 자세다.

한수원은 179명 중 겨우 2명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인사를 마무리지었다. 임기를 겨우 두 달 남겨둔 사람도 포함됐다. 그것도 연말 정례인사와 함께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며시 해버렸다. 질질 끌어 챙길 것은 다 챙겨준 것이다. 새 사장이 부임한 뒤 주요 직위의 50% 이상을 교체했다지만 그렇게 부르짖었던 대대적인 개혁에는 한참 못 미친다. 더 한심한 것은 개혁을 한답시고 외부에서 채용한 인사들이 원자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직종에서 종사한 비전문가라는 사실이다.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공기업 개혁은 이번에야말로 가시적인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공기업 감사에 착수할 감사원도 비장한 결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하지만, 공기업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전에는 성공하기 어렵다. 한수원 같은 자세로는 개혁은 난망하다. 행여 한수원이 좋은 게 좋고, 언젠가 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스럽다. 그런 사고방식일랑 당장 버려야 한다. 속이 빈 겉치레 개혁으로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과거로의 회귀만이 있을 뿐이다.
2014-01-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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