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빅3 후보 TV토론 못할 이유라도 있나

[사설] 빅3 후보 TV토론 못할 이유라도 있나

입력 2012-10-31 00:00
수정 2012-10-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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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이 49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말을 일곱 번 보내고 나면 차기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한데 국민들 가운데 주요 대선후보의 이름 석자와 정파 정도를 빼놓고 이들이 대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어떤 국정철학을 지니고 있는지 또렷하게 파악하고 구분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듯싶다. 여태 이를 제대로 내보인 후보가 없는 까닭이다.

어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기자회견까지 열어 강력 성토했듯이 지금 주요 후보들은 누구도 재원조달 계획 등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은 공약 하나 내놓은 것이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요 공약이라는 것도 구호 수준에 불과하다. 재원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검토 중이라거나 하나마나한 답변으로 넘어가고 있다. 예산대책까지 꼼꼼히 구비해 당당하게 시장에 내다 팔 정책 하나 변변히 준비된 게 없으니 그저 상대후보 헐뜯기나 제 이미지 관리에만 골몰하고 있는 게 작금의 대선 현실인 것이다.

적어도 빅3, 즉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만큼은 이제 민낯을 내보일 때가 됐다. 입맛에 맞는 곳을 찾아다니며 국민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나 하고 신문에 어떤 사진이 실릴까 궁리나 하기엔 그들 어깨에 걸린 과업이 너무나 중하다. 즉각 세 후보는 토론의 무대에 서서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5년 전 17대 대선을 돌이켜봐도 이미 10월 중순부터 TV와 인터넷을 통한 주요 후보 토론회가 활발히 펼쳐졌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다음 달 13일부터 15일까지 KBS가 세 후보별로 개별토론회를 갖는 게 정해진 전부다. 관훈클럽과 방송기자클럽, 한국기자협회 등 여러 언론단체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세 후보 모두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꼬리를 빼고 있다. 박 후보는 야권 후보가 정해져야 나설 수 있다 하고, 문·안 두 후보는 박 후보가 나와야 할 수 있다지만 잔계산만 앞세운 눈치보기로 비칠 뿐이다.

후보 토론에 나서지도 못하면서 국민소통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걸림돌이라면 박근혜-문재인, 문재인-안철수, 안철수-박근혜 식의 양자 토론이나 패널과의 개별 토론도 가능할 것이다. 준비가 됐으면 된 대로, 안 됐으면 안 된대로 검증 무대에 서야 한다. 그것이 그들의 의무다.

2012-10-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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