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팔당호에 오수 버린 남양주시 제정신인가

[사설] 팔당호에 오수 버린 남양주시 제정신인가

입력 2012-08-22 00:00
수정 2012-08-2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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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가 한강 상수원인 팔당호에 오염된 하수도 물을 15년 동안 매일 1만t씩 불법 방류한 사실이 그제 드러났다. 이 기간 동안 버려진 하수는 5500만t, 서울 63빌딩 80여개를 가득 메울 만한 분량이라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 전무후무한 환경범죄에 대해 환경부가 이석우 남양주 시장을 하수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도대체 뭘 했고, 환경단체는 또 뭘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에 따르면 남양주시는 변기 물이나 설거지 물 같은 오수를 북한강의 지천인 묵현천에 버리기 위해 ‘비밀 방류구’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고의성이 농후하다. 그동안 생활오수 등을 무단으로 흘려보내는 일이 간단없이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장기간에 걸친 ‘고의 오염’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팔당호는 25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 즉 식수로 사용하는 물의 근원지다. 상수원의 수질을 오염·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생명의 샘’이기 때문이다. 남양주시 측은 2010년 하수처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환경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항변하지만 동이 닿지 않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환경테러’와도 같은 엄청난 일이 벌어진 마당에 무슨 불가항력의 상황이라도 되는 양 말하는 것 자체가 가증스러움만 더할 뿐이다.

한강유역청은 남양주시에 시설 개선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상시적인 사후관리와 감독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하수 불법 방류로 검찰에 고발된 초유의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상수원 오염 실태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 책임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지자체에 의한 식수원 오염이 비단 남양주시뿐일까. 환경의식을 범국가적으로 고양해야 할 시점이다.

2012-08-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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