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방관들의 잇단 자살 대책마련 서둘러라

[사설] 소방관들의 잇단 자살 대책마련 서둘러라

입력 2011-05-30 00:00
수정 2011-05-3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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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여 동안 전남 지역에서만 소방관 3명이 잇달아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5일에 전남소방본부의 소방령이, 그 사흘 전에는 담양소방서의 소방장이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15일에는 보성소방서 소방교가 삶을 포기했다. 이들은 모두 40~50대로 상호 죽음에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공통점이라면 셋 다 우울증을 앓았다는 사실뿐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소방관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인 가운데 하나이다. 불이 나면 이를 피해 달아나는 게 인간의 본성인데도 그들은 불을 끄려고, 또 위기에 처한 생명을 구하고자 거꾸로 불구덩이로 뛰어든다. 그 결과는 중앙소방학교가 ‘직접 경험한 가장 충격적인 일’을 현직 소방관 299명에게 설문(設問)한 데서 그대로 나타난다. ‘처참한 시신을 목격’하고 ‘생명이 위협받은 경험’을 하며,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 일상사가 된 것이다. 그러니 소방관 대부분이 지속적인 공포와 무력감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화재를 진압하는 고위험군 소방관 중 13.3%는 ‘정신질환 진단이 가능한 수준’의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는 통계치도 있다.

이번 연쇄 자살을 계기로 소방방재청은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먼저 전남소방본부에 대책반을 구성해 원인을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다음 달 전국 소방관들의 복무 환경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소방공무원 전원에게 외상후 스트레스 상담을 하는 등 방지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소방방재청 차원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소방관에게 정기·특수 건강검진을 의무화하는 등 관련 법을 조속히 제정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목숨을 걸고 화재 진압에 나서는 소방관들에게 이 사회가 최소한의 경의를 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05-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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