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기업 선진화 어디가고 돈잔치만 벌이나

[사설] 공기업 선진화 어디가고 돈잔치만 벌이나

입력 2010-08-23 00:00
수정 2010-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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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사흘 전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 감사결과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132개 공기업이 인건비, 복리후생비조로 무려 6109억원을 부당 집행했다.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와중에 국민세금으로 돈 잔치를 벌인 것이다. 눈속임도 교묘해져 말도 안 되는 지출 명목이 태반이고 노조와의 이면계약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만한 경영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는 구호와 몸짓이 그저 시늉임이 확인된 것이다. 이러니 ‘신의 직장’, ‘철밥통’이란 비아냥을 받는 게 아닌가.

공기업 선진화는 현 정부가 애초의 공약사항인 민영화 작업의 대안 격으로 추진해온 사안이다. 기득권 보호, 유지라는 공기업집단의 이기주의에 밀린 느낌이 강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공기업 스스로의 변화와 개혁을 겨눈다는 정책들은 겉돌고만 있으니 안타깝다. 공기업 경영평가만 해도 후퇴한 인상이 짙고, 성과연봉제도 1∼2급 간부에게만 적용한다니 사실상 유야무야된 꼴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모자랄 공기업들이 눈가림의 세금 축내기에 혈안이 됐으니 한심한 것이다.

공기업 부채는 국가재정 악화를 부르고 그 부실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려진다. 국회예산처 보고서만 보더라도 22개 공기업 부채가 지난 6년간 156.42%나 늘어났고 지난 3년간 138조원에서 213조원으로 급증했다. 공기업 부채가 머지않아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의 경고가 괜한 게 아니다. 그런데도 공기업 부채는 국가가 알아서 보전해 준다는 공기업들의 안이함과 불감증이 여전하니 위기의 상황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집권 후반기 공기업 선진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번 감사에서 지적된 감독당국과 상급 부처의 관리 감독소홀을 그냥 넘겨선 안 될 이유이다. 지금이라도 말뿐인 선진화가 안 되도록 실효성 있는 처벌과 상시 감독체제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2010-08-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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