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여름의 전설/김근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여름의 전설/김근

입력 2014-08-02 00:00
수정 2014-08-02 02:2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여름의 전설/김근



대낮에서 그늘로 느리게

첨탑의 시곗바늘이 움직인다

엄마들의 팔이 벤치 아래로

늘어뜨려진다 차례로 고개 떨궈진다

광장 한복판 분수대에선 눈부시게

흠씬 아이들의 웃음이 두들겨 맞는다

이도 없이 잇몸으로만 자지러지던

아이들이 제 웃는 그림자를 늘인다 끝없이

그림자들 광장에 범람한다 촘촘한

그림자들에 새들은 꺄르르 쉽게 포획당하고

매미 소리 순식간에 증발한다

첨탑은 무너진다 광장은 곧 폐쇄된다

살을 다 뜯어 먹힌 바람 한 줄기

가까스로 불어 간다 대낮에서 그늘로
2014-08-02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