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떨어져도 경제에 도움 안 되는 이유는

국제유가 떨어져도 경제에 도움 안 되는 이유는

입력 2015-10-18 10:42
수정 2015-10-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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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감소형 저유가는 GDP 성장률에 부정적 효과

국제유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54.5%(두바이유·월평균 기준)나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도 배럴당 평균 60달러 이하의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1980년대 중반 등의 국제유가 하락은 한국 경제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런 사례대로라면 이번에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 지표상으로는 성장률을 높이거나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저유가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18일 한국은행 조사국의 방홍기 과장과 김현만 조사역의 논문에 따르면 최근 유가 하락이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은 공급 확대가 아니라 수요 감소로 인해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하락은 수입 단가와 함께 국내 물가를 떨어뜨리고 이는 실질소득이 늘어나 소비를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 유가 하락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면 이자율 하락으로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 흐름을 보면 유가 하락이 경제성장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진은 2000년부터 작년 말까지 나타났던 유가 하락의 요인을 분석하고 요인별로 유가 하락의 성장에 대한 영향을 충격분해 방식으로 추정했다.

분석결과 최근의 유가 하락은 원유 생산국의 공급확대보다는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유시장의 공급 증가로 유가가 떨어지면 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은 GDP 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요 측 요인으로 유가가 떨어져도 비용 절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실물경기의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면 저유가 효과가 상쇄돼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 중반에 발생한 유가 하락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원유공급을 확대하면서 나타났다.

당시엔 세계경제의 성장세와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 수요가 유가 하락과 맞물려 국내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연구진은 과거엔 국제유가의 변동이 주로 공급 요인 때문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의 유가 하락엔 글로벌 수요 요인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방홍기 과장은 “수요와 공급 요인이 복합돼 유가가 하락하면 저유가가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최근처럼 세계경제 여건이 부진한 상황에선 국제유가 변동의 근본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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