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태에 국내 독일산 수입차 아성 ‘흔들’

폴크스바겐 사태에 국내 독일산 수입차 아성 ‘흔들’

입력 2015-09-25 09:17
수정 2015-09-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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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수입차 매장 고객 20~30% 감소’내 차도 문제있나’ 문의 빗발국내 수입차 독일산 점유율 74%…수입차 디젤 비중 72% 달해

폴크스바겐 디젤승용차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석권하는 독일산 차량의 입지도 흔들릴 조짐이다.

국내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수입차가 디젤 차량이라는 점에서 올해 3~4분기 수입차 판매가 급감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일부 매장에서는 방문 고객이 줄었고 디젤 차량에 대한 고객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폴크스바겐,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산이 74.6%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일본(10.2%), 미국(5.3%), 영국(3.9%), 프랑스(3.7%) 순이었다. 한마디로 국내 수입차 시장은 독일산이 거의 독점하는 구조인 셈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 누적 점유율도 독일산이 69.2%로 가장 많았다. 도요타 등을 내세운 일본산은 11.6%에 그쳤다.

특히 지난 8월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는 폴크스바겐의 파사트 2.0 TDI로 854대가 팔렸다. 2위는 아우디 A6 35 TDI(795대), 3위는 폴크스바겐 골프 2.0 TDI(740대)였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는 이번에 문제가 된 폴크스바겐그룹 산하의 계열사다.

올해 누적 판매로만 봐도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6천69대), 골프 2.0 TDI(4천728대), A6 35 TDI(4천571대)가 1~3위를 휩쓸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가 연비가 좋고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으로 국내 수입차 고객에 큰 호응을 얻어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수입차 판매 중 디젤 비중이 72.3%에 달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로도 디젤 비중은 69%다. 한마디로 국내 수입차는 디젤차를 빼면 ‘앙꼬없는 찐빵’과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디젤차 비중이 90.2%나 된다.

한 수입차 딜러는 “국내 수입차는 독일산과 디젤 모델을 빼고는 얘기가 안 되는 구조”라면서 “디젤 수입차에 대한 불신은 우리로선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이런 우려는 일부 수입차 매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서울 일부 매장에서는 이미 구매한 고객들이 ‘내 차량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붐볐던 매장도 고객이 줄어 울상이다. 출고 전에 계약금을 돌려받고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계약 취소건이 간간이 들어오긴 하는데 아직은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딜러 8개사의 사장들은 지난 23일 회의를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례 회의였는데 현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 판매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대비하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폴크스바겐 차량 관련 문의는 이번주 들어 7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중고차업체 SK엔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될지 일단 지켜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수입차 매장에서는 폴크스바겐 사태로 당분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겠지만 수입차 구매층이 워낙 탄탄해 조만간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수입차 딜러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예전보다 20~30% 줄어든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잠잠해지면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골프 2.0 TDI를 구입했다는 A씨는 “언론에 폴크스바겐 차량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어 매장에 전화를 걸어 내 차도 대상인지 물었는데 아직 모르겠다는 답변만 받았다”면서 “뭔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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